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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창원 원전업체 방문… 1조원 규모 일감 공급 약속원전수출 추진단 내달 출범… 尹 “백방으로 세일즈 뛸 것”



원자로 앞에 선 尹대통령… 35분간 질문 20여개 쏟아내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원자로 주기기인 ‘원자로 헤드’ 앞에서 회사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바보짓’이라 비판하며 원전 산업에 대해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살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우리가 5년간 바보 같은 짓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의 원자력 발전 설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원전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업체 관계자가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한 제품을 소개하며 “(탈원전으로) 2017년부터 공정이 중단됐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거기 투입된 비용이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발전소가 취소되면 그때 4900억원 정도 손실을 보게 돼 있다”고 답했다.윤 대통령은 “탈원전을 추진했던 관계자들이 여의도보다 큰 면적인 이 어마어마한 시설을 다 둘러봤다면 과연 그런 의사 결정을 했을지 의문”이라며 “더 키워나가야 할 원전 산업이 수년간 어려움에 직면해 아주 안타깝고,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원전 수출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며 “저도, 우리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도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도 했다.윤 대통령은 원전 협력 업체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지금 원전 산업은 고사 직전 상태”라며 “물과 영양분을 조금 줘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살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세계 원전 시장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한다며 “지금 어려운 원전 업계에 응급 조치를 취해 살려놓으면, 전후방 연관 효과가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 원전 업계는 탈원전이라는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라며 “전시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는 버려야 한다”라고 했다.이날 정부도 올해 원전 협력 업체들에 925억원 규모의 긴급 일감을 공급하고 오는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원전 일감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텅 빈 원자로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폐기와 원전 산업 육성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방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산업을 신속하게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전면 폐기’를 공약했던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탈원전을 백지화하는 것을 넘어 원전 생태계 복원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원전 부활 선언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서도 “법적 절차와 기준을 준수하되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신한울 3·4호기 사업이 중단되면서 제작이 멈춰 있는 기자재 적재장과 단조 공장 등을 둘러보며 업체 관계자에게 “공정이 몇 %나 진행됐느냐” “언제부터 스톱됐느냐” “원전 제품을 만든다고 하면 이 프레스기를 어떤 경우에 쓰느냐”고 물었다. 공장을 시찰하는 35분 동안 20개 넘는 질문을 쏟아내며 원전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윤 대통령은 “우리 원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예산에 맞게 적기에 시공하는 능력은 전 세계 어느 기업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 원전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여기 계신 여러분이 원전 산업의 생태계를 수십 년에 걸쳐 탄탄히 구축한 결과”라고 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폴란드, 미국 등에서 탄소 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전이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도 했다.이날 간담회에선 범정부 차원에서 고사 위기에 처한 원전 산업을 살리기 위한 지원 대책도 구체적으로 나왔다. 우선 수주 절벽에 부딪힌 원전 기업들을 위해 주 기기·보조 기기 예비품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설계 등 일감을 올해 안에 발주하기로 했다. 원전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신한울 3·4호기 조기 발주도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 등 절차를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체코·폴란드 등 원전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국가에 대해선 고위급 활동을 통해 수주를 돕고, 원전 수출도 원전 산업 생태계가 꾸준히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운영·서비스 등으로 방식을 다각화한다. 이와 함께 민관 협력 컨트롤타워인 ‘원전 수출 전략 추진단’을 다음 달 출범시키고 주요 수출 전략국에 거점 공관을 만들고 전담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탈원전 정책으로 자금난에 봉착한 원전 업체들을 위해선 정책 자금, 기술 보증, 융자·펀드 등을 통해 올해 38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 원전 업체에 운전 자금과 시설 자금을 우선 배정하고, 기술 보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10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부실이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는 만기 연장과 금리 인하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원자력 R&D(연구·개발)에도 6700억원을 투입한다.윤 대통령의 이날 공장 시찰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동행했다. 이번 방문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당선인 시절 창원의 원전 중소 업체를 방문해 관련 현장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일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탈원전은 바보짓’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기후 위기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대통령 말대로라면) 전 세계가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것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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